
디젤은 짧게 탈수록 손해입니다 — 엔진오일이 줄지 않고 늘어나는 이유
엔진오일을 확인했는데 양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보면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오일은 조금씩 줄어드는 게 정상인데, 게이지가 위쪽 눈금을 넘어가 있습니다. 색도 묽어 보이고, 냄새를 맡으면 경유 냄새가 섞여 있기도 합니다.
정비소에서 이런 차를 받으면 대개 한 가지를 먼저 물어봅니다.
“혹시 짧은 거리만 타십니까?”
차는 적게 탈수록 덜 닳는다 — 디젤은 반대입니다
차를 아끼는 방법으로 흔히 “많이 안 타는 것”을 떠올립니다. 주행거리가 적으면 그만큼 덜 닳았다고 보는 것이죠. 중고차 시세도 그 논리로 매겨집니다.
가솔린 승용차라면 대체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디젤은 사정이 다릅니다. 짧게만 타는 디젤은 주행거리가 적어도 속이 더 상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디젤에만 달려 있는 장치 하나 때문입니다.
디젤은 스스로를 청소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디젤 배기에는 DPF라고 부르는 매연저감장치가 있습니다. 배기가스에 섞인 그을음을 걸러서 안에 모아 둡니다.
모아 두기만 하면 언젠가 막히겠죠. 그래서 차는 필터가 어느 정도 차면 스스로 태워서 비웁니다. 이 과정을 재생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청소에 조건이 붙는다는 것입니다. 배기가 아주 뜨거워져야 합니다. 잠깐 시동 걸어 놓는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어느 정도 속도로 꾸준히 달려 줘야 그 온도에 닿습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한 청소가 끝나려면 10분에서 20분 정도는 그 상태가 이어져야 합니다. 신호에 걸려 서고, 골목을 돌고,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을 끄는 사이에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시간입니다.
여기서 짧은 주행의 문제가 시작됩니다. 5분, 10분 타고 내리는 운행만 반복하면 온도가 오를 틈이 없습니다. 그을음은 계속 쌓이는데 태울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청소하다 만 상태」의 반복입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그냥 안 비워지는 것보다 나쁜 상황이 있습니다.
차는 필터가 차오르면 어떻게든 청소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그 청소는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합니다. 시작만 해 놓고 멈추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단거리 운행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 차가 “이제 청소를 시작하자”고 판단합니다
- 청소가 시작됩니다
-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시동을 끕니다
- 청소는 중간에 끊깁니다
- 다음에 시동을 걸면 차는 이어서 다시 시도합니다. 그리고 또 끊깁니다
요즘 차는 어디까지 했는지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이어서 합니다. 그러니 한 번 끊겼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끝을 못 보는 상태가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청소는 매번 시작되는데, 매번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엔진오일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차가 배기를 뜨겁게 만들려고 연료를 추가로 쓰는데, 청소가 자꾸 중간에 끊기면 그 연료 일부가 다 타지 못하고 엔진오일 쪽으로 흘러듭니다. 오일이 묽어지고, 양이 늘어나 보이는 겁니다.
묽어진 오일은 제 역할을 못 합니다. 정량대로 들어 있어도 지켜 주는 힘이 떨어집니다.
같이 나빠지는 것들
청소가 밀리기 시작하면 혼자 조용히 있지 않습니다.
- 출력과 연비가 떨어집니다. 필터가 막혀 갈수록 배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워집니다. 차가 무겁게 느껴지고, 같은 거리를 가는 데 기름을 더 씁니다.
- 배기가스를 되돌리는 통로에 그을음이 낍니다. 디젤은 배기 일부를 다시 엔진으로 보내는 구조가 있는데, 온도가 낮은 운행이 이어지면 이쪽에도 카본이 쌓입니다.
- 경고등이 뜹니다. 그리고 경고등이 뜬 시점은 대개 시작이 아니라 한참 진행된 뒤입니다.
- 수리비가 다른 급으로 올라갑니다. 소모품 교체와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그렇다고 디젤이 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닙니다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요즘 디젤은 이 청소를 알아서 꽤 잘 합니다. 제어가 많이 발달해서 평범하게 타는 차라면 재생을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출퇴근에 어느 정도 거리가 나오고 주말에 한 번씩 멀리 다녀오는 차라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남의 일입니다.
문제는 그 「어느 정도」가 나오지 않는 차입니다.
산업단지 차량이 정확히 그 조건입니다
이 글을 사업장 차량 이야기로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지 안에서 쓰는 디젤 차량은 이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 정문에서 창고까지, 공장에서 거래처까지 한 번에 몇 킬로미터입니다
- 하루에 시동을 여러 번 겁니다. 갈 때 한 번, 올 때 한 번, 오후에 또 한 번
- 상하차를 기다리는 동안 세워 둔 채로 돌립니다
- 주말에는 아예 안 움직입니다
-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차가 대개 화물차와 승합차, 즉 디젤입니다
한 달 주행거리를 보면 얼마 안 됩니다. 그래서 “이 차는 별로 안 탔으니 괜찮다”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숫자만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게 이 문제의 가장 고약한 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거창한 관리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가끔은 길게 달려 줘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적어도 30분 정도는 이어서 달려 주십시오. 청소 한 번이 10분에서 20분 걸리니, 시작할 여유까지 보면 그 정도는 잡아야 합니다. 고속도로가 아니어도 됩니다. 신호에 자주 걸리지 않는 외곽 도로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끊기지 않는 것입니다. 30분을 짧게 나눠 여러 번 타는 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습니다. 차가 밀린 청소를 시작해서 끝마칠 때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사업장이라면 이렇게 붙일 수 있습니다.
디젤 차량 운행 안내
- 일주일에 한 번은 30분 이상 이어서 달리는 구간을 넣어 주세요 (외곽 도로면 충분)
- 청소(재생) 중이라는 표시가 뜨면 바로 시동을 끄지 말고 조금 더 달려 주세요
- 세워 둔 채로 오래 돌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경고등이 뜨면 그때는 이미 늦은 편입니다. 바로 알려 주세요
특히 2번이 중요합니다. 계기판에 표시가 뜨는 차종이라면, 그 순간 목적지에 거의 다 왔더라도 몇 분만 더 달려 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게 불가능한 차라면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차도 있습니다. 단지 안에서만 도는 차, 하루 종일 상하차만 하는 차가 그렇습니다.
그런 차는 관리 주기를 당기는 쪽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엔진오일 점검 간격을 짧게 봅니다. 주행거리로만 판단하면 늦습니다. 짧게만 타는 차는 거리가 안 나와도 오일이 먼저 상합니다
- 오일 양과 상태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줄었는지가 아니라 늘었는지도 봅니다
- 차량별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기록해 둡니다. 같은 회사 차라도 장거리 배송용과 단지 내 이동용은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주행거리 기준 교체 주기 이야기는 엔진오일 교체 주기, 진짜 5,000km마다 갈아야 할까?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브릿토는 이 확인을 사업장에서 합니다
브릿토는 산업단지 사업장을 방문해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의 엔진오일과 소모품을 교체합니다. 작업하면서 오일 양과 상태를 함께 봅니다. 짧게만 타는 디젤이라면 이 확인이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차량이 여러 대인 사업장이라면 한 번 방문할 때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직원이 각자 반차를 쓰고 정비소에 다녀올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막힌 필터를 청소하거나 되살리는 작업은 저희 현장 작업 범위가 아닙니다. 리프트와 전용 장비가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알아차리는 것이고, 이미 진행된 차는 정비소를 안내해 드립니다. 어디까지가 출장 정비이고 어디부터가 정비소인지는 출장 정비, 모든 걸 다 해줄까?에 적어 두었습니다.
사업장 차량 관리에서 이런 빈틈이 어디서 생기는지는 출퇴근 차량이 많은 사업장, 관리 공백은 어디서 생길까? 글에서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 요즘 디젤은 알아서 잘 관리합니다. 다만 짧은 주행만 반복하는 차는 예외입니다. 주행거리가 적은 것과 상태가 좋은 것은 다릅니다
- 배기 청소 장치는 뜨겁게 달려 줘야 비워집니다. 짧은 주행은 그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 더 나쁜 건 청소가 매번 시작되고 매번 끝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 연료가 오일로 흘러들어 오일이 늘어납니다
- 일주일에 한 번, 적어도 30분은 끊기지 않고 이어서 달리는 시간을 만들어 주십시오
- 그럴 수 없는 차라면 주행거리가 아니라 사용 방식을 기준으로 오일을 관리해야 합니다
단지 안에서만 도는 차가 몇 대인지 한번 세어 보십시오. 주행거리가 적어서 뒤로 밀어 둔 차가 있다면, 그 차가 오히려 먼저 봐야 할 차일 수 있습니다.
브릿토가 주차장으로 찾아가 엔진오일을 교체합니다. 동료·이웃과 같은 모임 코드로 맡기면 모이면 할인으로 더 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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